디자이너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며 어떤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에 디자이너 개인의 필요에 의해 만든 소프트웨어부터 IT 제품 전문기업이 만든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자인툴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디자이너를 돕는 디자인은 재미있고, 감각적이며 더없이 유용하다.
스케치 체어
‘스케치 체어(Sketch Chair)’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의자를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 모든 공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사용자가 ‘스케치 체어’에서 원하는 의자를 그리면 그 의자의 형태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뼈대가 설계되고 이 뼈대를 이루는 판을 프린트해 조립해보는 방식이다. 판을 조립하기 위해 프린트할 때 일반 프린트를 사용해 종이 모형을 만들거나 CNC 밀링 머신(CNC Milling Machine)이나 컷팅기 혹은 레이저 절단기를 사용해 판재로 가공하면 실제 사이즈로도 제작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부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스케치 체어’는 빠른 프로토타입 제작을 돕는다. 누구라도 간단하게 의자를 디자인할 수 있어 아이디어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실제 제품화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시킨다. 가구 디자인은 3차원적 형상 설계 기술이나 의자의 구조, 또는 균형에 대한 지식 등이 필요한 분야라 사용자가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의자를 디자인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러한 면에서 ‘스케치 체어’는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현직 디자이너에게도 유용한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미국 카네기 멜론대(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해온 그렉 소울(Greg Saul)과 일본 JST ERATO 디자인 UI 그룹(JST ERATO Design UI Group)의 합작으로 탄생한 것이다.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드로우(Draw)' 인터페이스를 통해 디자인하고 싶은 의자의 윤곽을 그린 뒤 ‘레그(Leg)’를 통해 의자 다리를 붙인다. 이 간단한 방법으로 화면에 3D 의자가 생성된다. 간단하지만, 의자의 넓이와 모양 등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고 ‘View(뷰)’를 통해 다양한 각도로 확인할 수 있다. 의자의 균형과 안정성, 구조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의자에 힘을 가해 뒤로 밀어보는 ‘피직스(Physics)’ 인터페이스를 통해 확인하거나 생성된 의자에 가상 모델을 앉혀 보면서 실제 사람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는지 체크할 수 있다. 가상 모델의 신체 사이즈를 조절해 모델에 비해 의자가 높거나 작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고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되는 제품이나 가구 모형을 불러와 사용자가 만들어낸 의자의 사이즈와 비교해보면서 현실적인지 가늠할 수도 있다. 이렇게 디자인한 의자는 조립할 수 있는 몇 조각의 판 형태로 프린트되며 이를 조립함으로써 의자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면 완성된다.
파이로트 핸드라이팅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년필 브랜드 파이로트(Pilot)는 사람들의 필체를 살리는 것을 중요시하며 약 90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펜으로 종이에 글을 쓸 때처럼 본인만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자 했다. 이들의 요청에 따라 세계적인 광고회사 그레이 바르셀로나(Grey Barcelona)의 오스카 아모디아(Oscar Amodia), 요르겐 크라이저(J?rgen Krieger), 도미닉 살비아(Dom?nec Salv?a)로 구성된 팀이 마련됐고 새로운 개념의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 결과물인 ‘파이로트 핸드라이팅(Pilot Handwriting)은 웹 카메라(Web Camera)를 이용한 사용자 필체 인식 프로그램이다. 사용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필체를 디지털 폰트로 변경할 수 있고, 그 형태와 크기 등을 다듬어 자신만의 폰트로 만들 수 있으며 동시에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다.
‘파이로트 핸드라이팅’ 웹사이트에서 템플레이트를 인쇄해 네모 칸 안에 알파벳을 적고 자신의 필체를 웹 카메라, 스캐너 혹은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뒤 컴퓨터상에서 형태를 다듬고 크기 등을 조절한 다음 하나의 폰트로 등록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타이핑을 하면 자신만의 폰트로 쓴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발자들은 전통적인 방식인 손으로 작성한 카드와 편지를 온라인을 통해 구현해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이디어 개념화, 그래픽 디자인, 3D 시뮬레이션과 소프트웨어 개발, 테스트 등의 약 8개월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뒤 현재의 ‘파이로트 핸드라이팅’가 개발됐다. 이 프로그램의 공식 웹사이트가 열리고 약 4달이 지난 지금 1백35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좋은 호응을 보이고 있으며 뉴질랜드의 한 교사가 자신의 수업에 학생들의 필체 향상을 위한 도구로 ‘파이로트 핸드라이팅’을 사용하는 영상을 공개해 그 활용 범위 또한 넓은 것을 알 수 있다. 개발자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파이로트 핸드라이팅’ 프로그램의 개념을 정립해나가며 더욱 유용하고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더불어 공식 웹사이트를 거쳐야만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사용자가 만든 폰트를 내려 받지 못하는 점 등을 개선해 ‘파이로트 핸드라이팅’이 지닌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
글, 사진 월간 <디자인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