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알레시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탈리아 대표적인 산업 디자이너,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지난 서울디자인한마당 2010의 디자인 국제 컨퍼런스 연사로서 서울을 방문했다. 그는 컨퍼런스 첫째날 ‘디자인 경제: 디자인을 통한 가치창출’이라는 주제로 강을 진행했다. 먼저, 한국에 온 지 4번째로 처음 온 이후로 많은 변화를 느꼈다며 청중에게 인사를 건넸다. 또 기조 연사인 아룹(ARUP) 글로벌포어싸이트 & 이노베이션 디렉터인 크리스 루브크만의 말처럼 “우리는 많은 것들이 변화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디자인을 통한 가치창출’이라는 주제 아래 발표를 시작했다. 또 “디자인은 정체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 가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관점에서 봤을 때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디자인한 프로젝트를 보여 주면서 당시 주변 여러 상황이 4번은 크게 변했음을 보여줬다. 또 그것에 맞게 디자인 접근방식, 전략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이해시켰다. "디자인은 사람들의 감성에 관련된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열망하고 꿈꾸는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벽하지 않다”며 “완벽하지 않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라고 말하기도 헀다.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소비자들, 특히 젊은이들이 비판적인 시각으로 디자인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눅들지 말고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디자인 제품은 360º 전방위 디자인이 돼야 한다”며 소재와 형태의 혁신, 사회, 문화, 마케팅 모든 방향으로 바라본 제품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알렸다.
즉 디자인을 통한 가치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와 성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발표 후 따로 마련된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안경을 썼다 벗었다, 턱을 괴었다 풀었다 하며 질문에 대해 이리저리 고민한 대답을 풀어놓았다. 또 일본 여행 후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신난 그의 웃음, 인터뷰 후 먼저 악수를 내미는 매너를 통해 차갑고 어려운 디자이너가 아닐까 상상했던 예상은 빗나갔다. 풍부한 상상력과 여유로움, 진지함과 비즈니스 매너가 그를 오늘의 그로 만든 것이다.
글, 인물사진 월간 <디자인네트> 
자료제공 알레시 www.alessi.com
건축을 전공해 산업 디자이너로서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디자인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많은 디자이너가 건축부터 시작한다. 특히 내 세대에서는 그렇다. 이번에 같이 온 알렉산드로 맨디니도 그렇다. 건축은 아주 중요하다. 프로젝트에 대해 전방위적인 완벽한 도달을 주기 때문이다. 산업 디자이너로서 구체성에 빠지기보다는 열린 시각으로 생각하고 그 작품이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관점이 중요하다.
디자이너들이 자신과 잘 맞는 기업과 함께 일하는 것은 큰 기회다. 당신은 80년대부터 알레시와 수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300개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 기업과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
는 무엇인가?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나를 추천해서 알레시와 일하게 됐다. 디자인 배경에서 기업과 디자이너의 관계, 시너지가 중요하다. 디자인이 강한 기업은 한 명 이상의 유능한 디자이너와 일하는 경우가 많다. 나와 알레시는 이탈리아계 때문만이 아니다. 알다시피 알레시는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과 일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디자이너와 기업이 가진 시너지가 중요하고 그런 콘텍스트는 나와 알레시 경우 외에도 많다. 알렉시는 아마도 역사상 훌륭한 디자인기업일 것이다. 그런 기업과 일하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을 다할 수 있었다. 특정 기업과 일하면 성공의 기회가 더 많아진다. 오랫동안 협력하면서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알레시는 내가 개발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어 줬다. 마치 알레시라는 말을 타고 마구 달렸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 알레시와 플라스틱 제품을 내놓았을 때 기업 아이덴티티가 흔들리지 않을지 우려 했을 텐데 그들을
어떻게 설득시켰나?
알레시 마케팅팀에서 우려한 건 사실이다. 많은 토론이 있었다. 나는 플라스틱은 흥미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모든 기업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고, 생산에 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무엇을 생산하자고 할 때 내 쪽에서 강요하진 않는다.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가질 것인지, 특정 제품을 개발하고 특정 전략 선택에 대해서 기업과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디자이너나 건축가는 일반인들에게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상황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고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한다. 기본적이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당신은 상황과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프로젝트를 맡으면 브레인스토밍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지 절대 한 가지를 내놓지는 않는다. 또한 결과물에 대해서도 굉장히 개방된 태도를 유지한다. 그 아이디어가 확실한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일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요즘엔 컴퓨터가 있으니 실시간으로 시각화해서 볼 수도 있다. 직원들과 클라이언트와 논의하고 그들이 최근 진행한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묻는다. 친구들에게도 제품의 인상과 느낌을 듣다 보면 어느새 더 확실해진다.
“그렇다면 현재 2010년의 상황,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를 위해 당신이 보여줄
디자인 비전은 무엇인가? 많은 디자이너는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이에 대처하는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미래는 조금 다르다. 미래는 물질세계와 멀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디자이너라는 일자리는 위기에 처해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필요한 건 히터보다는 따듯한 공기며 모바일보다는 소통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점점 물질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전자제품의 맥락에서 보면 처음에는 여러 가지 타입이 나왔다. 일체형, 키패드, 덮개형, 그 다음 슬라이드 형이 나왔다. 모두 경쟁하는 것 같았지만, 그 모든 타입이 죽었다. 아이폰이라는 터치폰이 지평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일본회사와 진행한 모바일 프로젝트도 처음에는 무척 인기가 있었지만, 결국 사라졌다. 아이폰은 디자인이 완벽하다. 내가 디자인하려고 해도 이보다 못할 것 같다. 하지만 터치폰이라는 한쪽으로 쏠리다 보면 디자인 영향력이 줄어든다. 그래서 애플리케이션으로 관심이 몰리는 것이다. 이것은 위기의 순간일 수 있다. 디자이너는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회사와 일한 얘기를 했는데, 사무실에 일본 디자인 제품이 많다고 들었다. 사실인가?
맞다. 일본에는 1999년에 처음 갔다. 그때 알레시 1세대 플라스틱 제품을 디자인한 직후여서 내 디자인 지향점은 소비자 중심 시장, 미래적이었다. 일본에 가니 내 꿈이 현실이 돼 있는 것 같았다. 일본백화점 가서 일주일 동안 1층을 하루씩 걸려 쇼핑했다. 결국 엄청난 가방을 들고 밀라노에 도착했더니 세관에서 걸렸다. 가방을 열러 제품들을 깔아놓아 많은 사람이 몰렸고 신기한 듯 구경했다. 그렇게 판매인으로 오해 받아서 1시간 동안이나 나는 디자이너고 이것들을 팔러 가져온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야했다.
마지막으로 서울로 돌아오자. 서울에 4번째로 방문했다. 이전과 비교해 좋아진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짧게 말해 서울의 많은 것이 변했다. 신생도시처럼 새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디자인은 짧은 시간이 아니라 오랜 기간과 절차가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지난 세기부터 디자인을 얘기하면서 여러 마에스트로가 나왔고 회사도 나오게 된 것이다. 디자이너 자체도 좋은 디자이너라고 말하려면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내가 스승으로 여 기는 이탈리아의 산업디자이너는 본인이 60세 때부터 산업디자이너라고 말했다. 많은 디자이너가 그렇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디자이너의 일은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결구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마케팅, 문화, 사회적 이해와 변화하는 기술 등 문제를 이해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360º 전방위 디자인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쉬운 게 아니다. 한국 기업은 매우 성공적으로 성취했고 공격적으로 발전했다. 10-15년 단기간 동안 강력한 추진력을 통해 한국의 현대화에 이바지했지만, 그것보다 많은 것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한국 기업들도 장기적인 안목, 전략이 필요할 때인 것이다. 그 동안 리더가 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향했다면, 리더십을 갖는 위치에서는 깊이 들어가고 연구에 힘써야 한다. 신속하고, 성급하게 나가는 것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새로운 꿈과 혜안을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를 깊이 있는 문화로 연결해 줘야 한다. 또 우리의 뒤를 돌아봐야 한다. 기존의 존재하는 것에 대해 비평적인 시각을 갖고 사회의 혁신을 꿈꾸는 의지와 노력을 기대한다.

















